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소통하는 데 관심이 있으며 1기 행정부 때와 같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상황을 진전시키길 기대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서신을 교환하는 데 여전히 열려있다(receptive)”면서 “그는 첫 임기 때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진전을 보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등을 담은 합의문을 도출한 바 있다.
레빗 대변인의 이날 언급은 미 뉴욕에 있는 주유엔 북한대표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채널을 복구하기 위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의 수령을 거부했다는 내용의 NK뉴스 보도에 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는 NK뉴스 보도를 부인하지는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빗 대변인은 다만 “특정한 서신 교환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답하도록 남겨두겠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여 및 소통 재개 의지를 재확인함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북·미 정상 간 대화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한 이후에도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톱다운’ 방식의 대북 외교에 관한 관심을 피력해 왔다. 지난달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회담 시나리오를 놓고 전문가들과 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하는 등 러시아와 밀착한 북한으로서는 당장 북·미 대화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회담한 데 이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마주 앉았지만 비핵화와 상응 조치로서의 제재 해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성과 없이 회담을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19년 2월28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레전드메트로폴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단독 정상회담 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