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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태평양 도서국과 정상회의로 ‘중국 견제’ 잰걸음…중 “섬나라 도구화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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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9-27 12:28 조회75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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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태평양 도서국과 정상회의로 ‘중국 견제’ 잰걸음…중 “섬나라 도구화 말라”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년 만에 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를 다시 열고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다. 미·중 세력 경쟁의 한복판이 된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려는 바이든 행정부 구상의 일환이다. 중국은 미국이 “섬나라들을 도구화하려 한다”고 비판하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태평양 도서국 정상들과 제2차 정상회의를 가진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태평양 도서국 정상들과 제2차 정상회의를 가진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2차 미·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에서 해수면 상승 등 으로 도서국들이 직면한 위협을 거론하며 기후 대응과 경제성장 등을 위해 2억달러(약 268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프라 건설 지원을 위해 의회와 ‘태평양 도서국 인프라 구상’에 4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도 했다.

미국은 이날 쿡 제도와 니우에와 외교 관계를 공식 수립하는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둘다 유엔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소국이며, 니우에는 총 인구가 약 1700명에 불과하고 군대도 없다. 이는 지난해 4월 중국이 솔로몬 제도와 안보협정을 체결한 이후 미국이 태평양 국가들을 향해 본격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는 것의 연장선이다.

미국은 지난 2월 솔로몬제도에 30년만에 다시 미 대사관을 개설한 데 이어, 7월에는 통가에 대사관을 열었다. 내년초에는 바누아투에 대사관을 개설할 예정이다. 26일까지 진행되는 정상회의와 만찬 등 부대행사에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총출동해 극진하게 대접할 예정이다.

미국이 지난해 9월 첫 회의에 이어 두번째로 태평양 도서국과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 지역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2차 대전 때 미국과 남태평양이 협력했던 역사를 소환하며 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세계 역사의 많은 부분이 태평양에서 쓰일 것”이라면서 “우리 선조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다음 세대를 위해 역사를 함께 써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한 태평양 도서국 어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고, 미 해안경비대 함정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중국 등의 불법 어업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 견제를 위한 파트너십 강화’는 지난 4월 재선 도전 선언 이후 대다수 외부 일정이 선거 유세로 채워진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행보를 관통하는 열쇳말이기도 하다. 4월 말 한국 정상의 국빈 방미를 시작으로, 지난 6월과 올 10월에는 쿼드 회원국인 인도와 호주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거나 방문할 예정이다.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인도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에 이은 태평양 도서국 정상과의 만남 일정도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중국 대응을 조율하는 데 초점이 있다.

다만 태평양 도서국들이 미국의 중국 견제 구상에 전부 동조한다고 보기는 이르다. 이번 정상회담에 친중 성향인 솔로몬제도의 머내시 소가바레 총리가 불참한 것이 단적이 예다. 소가바레 총리는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고도 워싱턴에는 오지 않았다. 그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중국과의 개발 협력이 국가적 요구에 더 부합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중국과 치안협정을 체결한 바누아투의 새 총리도 회의에 불참했다.

중국은 미국의 움직임에 강력 반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오랫동안 남태평양 지역을 방치해 온 미국은 중국의 상호 호혜적인 협력이 태평양 도서국에서 환영받자 이를 미국의 패권적 지위에 대한 위협이라 인식하고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회복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해당 지역을 도구화하고 군사화하려 한다”며 “이런 편협한 동기는 해당 국가들에 대한 존중 부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미국의 지원 약속도 “공허하고 가식적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지난해 1차 정상회의에서 지원을 약속한 8억1000만달러에 대해서도 아직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예산안 처리 문제로) 연방 정부 업무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셧다운’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태평양 도서국에 약속한 어떤 경제적 지원도 이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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