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화상 회의로 러시아군 총참모장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연휴인 다음 달 8∼10일 사흘간 휴전한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푸틴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린궁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내고 “푸틴 러시아연방군 최고사령관의 결정으로 러시아는 인도주의적 고려를 바탕으로 승전 80주년 기념일 동안 휴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크렘린궁은 5월8일 0시부터 10일 밤 12시까지를 휴전 기간으로 밝히면서 우크라이나의 동참을 촉구했다.
5월9일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공휴일이다. 승전 80주년을 맞는 올해 러시아는 목요일인 5월8일부터 연휴에 들어간다.
크렘린궁은 “이 기간 모든 군사 행동이 금지된다”며 “우크라이나는 이 모범을 따라야 하며 우크라이나 측이 휴전을 위반하면 러시아군은 적절히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국제 파트너와 건설적으로 협력하기 위한 무조건적 평화 협상에 준비돼 있음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이번 휴전 선언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주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휴전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 푸틴 대통령을 향해 “아마도 그는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러시아에 2차 제재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발표됐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대해 “특별군사작전은 계속된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전제조건 없는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거듭 확인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자 대화를 시작하려면 우크라이나가 먼저 행동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여전히 (러시아와 협상을 막는) 법적 금지 조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부활절 기간인 지난 19일에도 30시간 일시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그러나 이 기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상대가 휴전을 위반하고 공격했다고 진실 공방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