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국무부 수차례 회의
북 주재 스웨덴 대사 방미도
북·미 대화 재개 관련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미 대화 재개에 대비해 내부 논의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이익대표부 기능을 하는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가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해 미 당국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와 세 명의 소식통 말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접촉할 의사를 실무진에게 밝혔으며, 이를 위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부 관계자들이 내부 회의 및 외부 전문가 회의를 여러 차례 열었다고 전했다. 이어 액시오스는 미 안보당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만나는 상황을 포함한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 중이라고 했다.
안드레아스 벵트손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는 북·미 대화에 대한 미국 내 기류를 가늠하려는 목적으로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했다고 한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전현직 미국 관료와 싱크탱크 전문가 간의 비공개 논의는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회담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한 전직 미 관료는 행정부 당국자들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온 ‘화려하게 꾸민 편지 한 통’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전제하에 초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액시오스는 “북한은 현재 트럼프의 우선순위 목록에서 비교적 낮은 편”이라면서도 “최신 핵보유국이 국제 의제에서 오래 물러나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 김 위원장과 두 차례 공식 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담 등 총 세 차례 만났다. 한 전직 관료는 “과거 북·미 대화는 비핵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현재 김 위원장은 이를 진지하게 다룰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액시오스는 북한의 핵 개발 진전 등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김 위원장에 대해 가졌던 영향력을 행사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면서 김 위원장과 대화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시사해오고 있다.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연락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나는 어느 시점에 무엇인가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