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오산에 ‘슈퍼 비행대대’ 추가 창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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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5-01 20:13 조회1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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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오산에 ‘슈퍼 비행대대’ 추가 창설
기사입력시간 : 2025/05/01 [15:26:00]
문경환 기자
주한미군 제7공군이 4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0월 오산 공군기지에 ‘슈퍼 비행대대’를 추가로 창설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미국 공군 비행대대에는 12대의 전투기가 배치되며 상황에 따라 24대까지 배치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창설하는 슈퍼 비행대대에는 F-16 파이팅 팰컨 전투기가 무려 31대나 배치된다.
그래서 이름도 그냥 비행대대가 아니라 ‘슈퍼’ 비행대대다.
참고로 미국 공군에는 제1~25공군이 있고(중간에 해산한 부대도 있어 현재는 18개만 유지) 그 밑에 비행단(Wing)-비행전대(Group)-비행대대(Squadron)-편대(Flight)의 구조로 되어 있다.
주한미군 공군은 제7공군이며 산하에 제8전투비행단(군산기지)과 제51전투비행단(오산기지)이 있다.
제8전투비행단 산하에는 F-16 전투기를 운용하는 제35비행대대, 제80비행대대가 있고 제51전투비행단 산하에는 A-10 공격기를 운용하는 제25비행대대와 F-16 전투기를 운용하는 제36비행대대가 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7월 군산기지에 있는 F-16 전투기 9대를 오산기지 제36비행대대로 재배치해 총 31대를 보유한 슈퍼 비행대대를 1년 동안 시범운영 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시작한 1단계 시범운영이 끝나면 올해 10월에 2단계 시범운영에 들어가면서 슈퍼 비행대대를 하나 더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군산기지에 남은 F-16 전투기를 모두 오산으로 보내 두 번째 슈퍼 비행대대를 창설해 무려 62대의 F-16을 오산기지에 배치한다는 것이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군산기지에 있던 약 1천 명의 장병도 오산기지로 임시 배치된다.
![]() ▲ 3월 19일 슈퍼 비행대대 시험 비행에 참여한 제36전투비행대대 소속 F-16 전투기. 앞에 보이는 전투기 날개의 WP는 군산기지 제8전투비행단의 별칭인 울프팩(Wolf Pack), AF는 공군(Air Force), 89는 1989년 생산, 021은 일렬번호를 뜻한다. 뒤에 보이는 전투기의 말 그림과 밑의 OS는 오산기지를 뜻한다. [출처: 미국 공군] |
F-16이 빠진 군산기지는 미국 공군의 주요 훈련 및 순환배치 장소로 운영될 예정이며 F-35A를 상시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제7공군은 슈퍼 비행대대 창설의 목적을 두고 “항공기와 인력을 대규모 슈퍼 비행대대로 통합해 전투력 증강과 작전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한국에서의 미래 공군력 운용에 슈퍼 비행대대 구조가 적합한 방향인지 더욱 자세히 판단하기 위해 오산에 위치한 제7공군의 F-16들을 통합해 2단계로 시범운영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7공군에 따르면 1단계 시범운영에서 출격, 정비, 인력, 군수 지원 등을 평가했고 2단계 시범운영은 항공기 및 장병 수의 증가에 따른 한계치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번 슈퍼 비행대대 추가 창설을 위험 신호로 볼 수 있는 네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미군 측이 슈퍼 비행대대 창설의 목적을 “전투력 증강과 작전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실전을 대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개의 비행대대에 전투기를 무조건 많이 배치한다고 좋은 게 아니다.
대대 규모에 맞게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전투기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군이 무리해서 비행대대 규모를 키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미국은 전쟁을 개시할 때 미사일 공격과 함께 공군이 먼저 적진에 들어가 주요 군사 시설을 공격한 뒤 육군이 진격하는 수순을 따른다.
미군의 공격에 대비해 촘촘한 방공망과 막대한 군사 시설을 운영하는 북한을 선제공격하려면 최대한 많은 공군 무력을 한꺼번에 투입해 단기간에 상황을 끝내야 한다.
즉, 북한을 선제공격할 때는 효율성보다 물량이 더 중요한 변수일 수 있다.
따라서 기존의 비행대대보다 규모를 키운 슈퍼 비행대대를 구성해 한꺼번에 많은 군용기를 북한에 투입하려는 구상이 아닌가 생각해 볼 수 있다.
둘째, 미 제7공군의 주력기인 F-16 전투기를 군산에서 오산으로 옮기면 북한까지 거리가 100킬로미터 이상 단축된다.
F-16의 최고 속도인 마하 2로 날면 군산에서 개성까지 5분 20초가 걸리지만 오산에서 개성까지는 2분 30초 정도 걸린다.
그만큼 북한이 대비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거기다 군산기지에 F-35A를 추가 배치하면 북한을 더 압박하게 된다.
셋째, 미군 측이 “항공기 증가에 따른 한계치를 시험”한다고 했는데 이는 전쟁 발발 시 외부에서 더 많은 전투기가 한국에 들어올 때를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전시에 얼마나 많은 전투기를 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오산기지는 이미 전투기 수용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에 시설 확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한계치 시험을 하는 건 전쟁 발발이 코앞에 닥쳤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넷째, 최근 한·미·일 군 당국의 움직임과 연계해 생각해 보면 북한은 물론 중국과의 전쟁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이 3월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를 설치하고, 미국에 한반도와 동·남중국해를 하나의 전구로 설정하자는 제안을 했으며, 4월에는 미국이 일본 미사와 공군기지에 전략폭격기 B-1B를 배치하는 등 동아시아에 전쟁 위기가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가장 가까운 주한미군기지인 오산기지에 슈퍼 비행대대를 2개나 설치하는 건 주변국을 자극하는 매우 위험천만한 일이다.
실제로 북한은 1일 노동신문 기사를 통해 주한미군의 ‘슈퍼 비행대대’ 창설을 규탄했다.
신문은 “우리 국가 영토를 주되는 작전지역으로 정하고 있는 미 7공군이 우리의 남쪽 국경과 가까운 오산 미 공군기지에 대규모의 ‘초강력 비행단’을 편성, 전개하는 것은 전쟁 준비를 더욱 보강 완비하기 위한 위험한 군사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명백히 우리 국가에 대한 선제공격을 위한 것이라고밖에는 달리 평가할 수 없다”라고 했다.
또 ▲미국이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상시 배치 수준으로 투입하는 것 ▲대북 군사 행동을 확대 강화하는 것 ▲새로운 한반도 작전계획의 존재를 공개하고 연습하는 것 등을 꼽으며 “전쟁 도발을 위한 새로운 작전계획이 실질적으로 발동되고 있으며 그 체계가 실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